저녁. 낮에 내린 가랑비로 바람이 매섭다
내일은 오랫만에 영하의 날씨란다
자정. 기괴한 불빛의 필름을 창에 붙인 택시
백미러로 보이는 기사의 얼굴에 눈이없다
새벽. 주머니에 손넣고 귀시린 칼바람 맞으며 걸어오는길에
미친듯이 날리는 머리칼 그림자가 슬프다
집앞에서 열쇠를 꽂는순간 날휘감는 검정색 전류
부엌 마루 방 화장실 불을 환히 켜고 앉아 봤지만
빛들은 내 몸뚱이 끝내 투과하지 못하고
그저 한없이 짙은 그림자 되었을 뿐이다
방금. 삶의 하루를 보냈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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